회생개시결정과 소송중단

채권의 존부나 금액을 다투는 민사소송계속 중 그 채무자에 대하여 일반회생 또는 개인회생신청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또는 민법 406조에 근거하여 채권자가 수익자 또는 전득자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 중 그 소송상대방이 아닌 채무자가 일반회생 내지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는 경우 등에 기존 민사소송은 어떻게 되는가가 실무상 문제된다.


1. 회생개시결정은 민사소송법 233조 내지 247조에 규정된 소송중단 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회생의 경우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의 특별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소송절차중단사유가 된다. (동법 59조1항,118조,131조)


해당 규정에 따르면, 회생절차가 개시된 때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되고(제59조 제1항), 회생절차에 참가하고자 하는 회생채권자는 신고기간 안에 회생채권을 법원에 신고하여야 한다(제148조).

조사기간 안에 또는 특별조사기일에 신고된 회생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없어 신고한 내용대로 확정된 회생채권이 회생채권자표에 기재되면 그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채무자회생법 제166조 제1호, 제168조)

위 계속 중이던 소송은 부적법하게 되고, 만약 신고된 회생채권에 대하여 관리인 등의 적법한 이의가 있어 회생채권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구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그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위 계속 중이던 소송을 수계하여야 하는데(채무자회생법 제172조 제1항) 이 경우 개인회생의 규정처럼 소변경을 하라는 말은 없어도 회생채권확정의 소로  소변경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소송법상으로는 교환적변경에 의하여 기존소송은 취하되는 것으로 본다.

또한 일반회생의 경우 관리인의 수계신청은 이의기간 내에 하여야 하는 것으로 수계신청의 시한도 규정되어 있다.(170조 2항, 172조2항)

참조조문)

제170조(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의 재판) ①목록에 기재되거나 신고된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관리인·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가 이의를 한 때에는 그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이하 이 편에서 "이의채권"이라 한다)을 보유한 권리자는 그 권리의 확정을 위하여 이의자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법원에 채권조사확정의 재판(이하 이 편에서 "채권조사확정재판"이라 한다)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제172조 및 제174조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신청은 조사기간의 말일 또는 특별조사기일부터 1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③채권조사확정재판에서는 이의채권의 존부 또는 그 내용을 정한다.

④법원은 채권조사확정재판을 하는 때에는 이의자를 심문하여야 한다.

⑤법원은 채권조사확정재판의 결정서를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제172조(이의채권에 관한 소송의 수계) ①회생절차개시 당시 이의채권에 관하여 소송이 계속하는 경우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구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그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소송절차를 수계하여야 한다.


②제167조제3항 및 제170조제2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소송절차를 수계하기 위한 신청에 관하여 준용한다.


또한 채무자가 직접 소송당사자가 되지 아니하는 채권자취소소송의 경우 동법 제113조제1항에 소송중단이 따로 규정되어 있고 동조 제2항에서 법 59조 제2항 내지 제5항의 소송수계의 규정을 준용한다.

채권자취소권에 관련하여 관리인은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송수계는 회생절차 진행을 하는 이상 관리인 또는 상대방이 소송수계를 하여야 한다.(법 제59조 2항)


2. 개인회생의 경우에도 회생채권에 관한 기존 소송이 중단되는가?


개인회생의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 600조의 다른 절차의 중지등 규정 외에는 일반적인 소송중단의 규정이 없고, 오히려 동법 600조 1항 3호 단서는 중지되는 절차에서 소송행위를 제외하고 있기도 하다.


판례에 따르면 위 법 제600조 1항 3호 단서에서 금지되는 행위에 소송행위를 제외하고 있다고 해도 채권재단의 개념, 채권조사확정절차 등 관련규정의 해석상 새로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위 606조 1항 3호단서는 기존 소송의 경우 관련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대법원 2013.9.12 2013다4287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칙상 개인회생의 경우에는 기존 소송은 중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회생의 경우에 회생채권에 관한 기존 민사소송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법 604조 2항에 따른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의 소로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에 유의하여야 한다. 

개인회생의 경우는 일반회생과는 절차가 많이 다른데도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련 규정이 간략하여 해석상 약간의 의문을 낳고 있다. 

제603조(개인회생채권의 확정) ①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의 기재대로 채권이 확정된다.

1.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자가 596조제2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이의기간 안에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


2.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이 각하된 경우

②법원사무관등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채권이 확정된 때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기재한 개인회생채권자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1. 채권자의 성명 및 주소

2. 채권의 내용 및 원인

③확정된 개인회생채권을 개인회생채권자표에 기재한 경우 그 기재는 개인회생채권자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④개인회생채권자는 개인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채권자표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제255조제3항의 규정은 제4항의 경우에 준용한다.

제604조(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 

①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의 내용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개인회생채권자는 제589조의2 제4항(채권자목록수정에 따른 이의기간) 또는 제596조 제2항제1호에 따른 이의기간(개시결정에 따른 이의기간) 안에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채무자가 이의내용을 인정하는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을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조사확정재판신청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개정 2014.5.20>

② 개인회생절차개시 당시 이미 소송이 계속 중인 권리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없고 이미 계속 중인 소송의 내용을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의 소로 변경하여야 한다.

③ 제1항의 경우 개인회생채권자가 자신의 개인회생채권의 내용에 관하여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무자를 상대방으로 하고, 다른 개인회생채권자의 채권내용에 관하여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무자와 다른 개인회생채권자를 상대방으로 하여야 한다.

④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는 자는 법원이 정하는 절차의 비용을 미리 납부하여야 한다. 법원은 비용을 미리 납부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

⑤ 법원은 이해관계인을 심문한 후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하여야 하며, 이 결정에서 이의가 있는 회생채권의 존부 또는 그 내용을 정한다.

⑥ 법원은 제5항의 규정에 의한 결정이 있는 때에는 결정서를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무자회생법 604조 2항이하에서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에 이미 소송이 계류 중인 경우의 소변경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개인회생채권에 관하여 진행 중이던 기존 소송은 개인회생절차 내에서의 이의절차를 거쳐 개인회생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종전 소송이 중단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소송을 그대로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 소송은 교환적 소변경에 의하여 취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일반회생절차의 경우와 비교하면 일반회생에서는 회생개시결정 전에 계속 중이던 소송은 중단되고(제59조제1항),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는 신고한 채권에 관하여 이의자 전원을 상대로 소송수계신청을 하여야 하는데(제172조제1항), 당연히 회생채권확정조사신청의 이의기간 내에 관리인, 다른 회생채권자등이 이의를 하여 그 채권이 이의채권으로 된 후에 소송수계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있고 소송수계신청의 기한도(법 172조 2항, 170조 2항) 규정되어 있는데, 

채무자회생법 603조 604조의 규정에 의하면 개시결정 이전에 이미 민사소송이 계류 중인 경우는 별도로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없고 기존의 소송을 개인회생채권확정의소로 변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개인회생의 경우는 채권신고를 채무자가 하는 것이므로 채무자가 스스로 신고한 회생채권에 대하여 이의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그 회생채권자 내지 다른 회생채권자가 이의를 하는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개인회생의 경우에는 회생채권자가 채무자가 신고한 채권에 관하여 이의기간 내에 적법한 이의를 한 후에야 기존의 소송을 개인회생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인지 명백히 규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개인회생의 경우에 개인회생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하라고 하면서 소송수계신청의 기한(172조 2항, 170조 2항)과 같은 기한에 대한 규정도 없다.

생각건대 회생절차 내에서 이의절차가 필요한 이유는 일반회생이나 개인회생이나 할 것 없이 다른 채권자들도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고 이의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개인회생의 경우에도 이미 채무자가 신고한 개인회생채권에 관하여 별도 소송이 계류 중인 경우에도 채권조사확정신청의 이의기간 내에 적법한 이의가 있은 후에야 회생채권자는 이미 계류 중인 민사소송을 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의 소는 채권확정의 소로 교환변경됨으로써 취하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채무자가 별도 소송으로 청구당한 채무를 개인회생채권목록에서 아예 제외하고 회생절차내에서 소송계류중인 내용을 회생법원에 신고하지도 않아 현재 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채권이 회생채권으로 되지 아니한 상태로 개인회생절차가 진행된다면, 아무런 조치도 필요없이 소송을 그대로 진행하게 될 것이고 회생절차의 결과에도 영향을 받지 아니할 것이다.

그런데 소송으로 다투던 계쟁채권이 개인회생채권으로 된 이상, 만약 위 이의기간 내에 적법한 이의가 없었다면, 기존 소송을 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해도 부적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기왕의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재판부는 소송계류 중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개시결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현출되면, 직권을 발동하여 당사자인 회생채권자가 개인회생절차상의 이의기간 내에 적법한 이의를 하였는지를 밝히도록 하고 만약 적법한 이의가 있었다면 개인회생채권확정의 소로 소변경을 하도록 원고에게 석명권을 발동하여야 할 것이며,

만약 회생절차 내에서 적법한 이의가 없었다고 드러난다면 기왕의 민사소송은 소송요건을 흠결한 것으로 소를 각하하여야 하고, 만약 법원에서 개인회생절차가 진행된 것을 간과하여 모르고 판결을 선고하였다면 그 판결은 원고 승소판결이든 원고 패소판결이든 간에 개인회생절차와 모순되어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소송요건의 흠결을 간과한 판결로 취소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일반 민사소송 진행중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개시결정이 있은 후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기존 소송을 채무자회생법상의 채권확정의 소로 변경한 후에는 일반민사소송과 달리 다른 회생채권자가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도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이의자 전원에 대하여 채권확정의 소를 제기하도록 한 일반회생절차와 달리 개인회생절차에서는 그에 대한 절차규정이 미비한 실정이다. 소송참가가 필요할 경우 현행법상으로는 다른 회생채권자는 당사자참가는 할 수 없고 보조참가를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소송에 참가여부를 떠나서 개인회생채권확정의 소로 변경되는 이상 그 판결은 회생절차내의 다른 개인회생채권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채권자취소소송의 경우

회생채권자가 채무자 아닌 수익자 전득자를 상대로 한 채권자취소소송 계속 중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을 경우에는 그 채권자취소소송은 중단된다.

채무자회생법 제 584조에서 파산법상의 부인권규정 전부를 준용하는 결과 채무자회생법 406조가 준용되므로 채권자취소소송은 중단되는 것은 확실하며 그에 따른 소송수계도 필요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법 제406조에서 준용하는 법 제347조 1항은 파산관재인 또는 상대방의 소송수계를 정하고 있는데 (일반회생 관련 소송수계에 관한 법 제59조 2항은 관리인 또는 상대방으로 되어 있음)

개인회생의 경우에는 해석상 채무자가 소송수계를 하여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권자취소소송의 원고가 되는 것은 이상스럽다고 할 것이므로 차라리 회생위원이 원고가 될 수 있도록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겠다. 


관련판례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 전의 채권자취소소송에 관련하여  대구지법 2010.4.20 선고 2009나17422 판결도 채권자취소소송이 계속 중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 관하여 법원은 그 소송절차는 수계 또는 개인회생절차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중단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고,


대법원은 채권자취소소송 계속 중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개시결정이 내려진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채무자의 소송수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소송절차를 진행하여 선고한 판결에 대하여,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4조, 제347조 제1항, 제406조에 의하면,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채무자가 부인권을 행사하고, 법원은 채권자 또는 회생위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채무자에게 부인권의 행사를 명할 수 있으며, 개인회생채권자가 제기한 채권자취소소송이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 당시에 계속되어 있는 때에는 그 소송절차는 수계 또는 개인회생절차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중단됨으로(대법원 2010다37141 판결), 채권자취소소송의 계속 중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었는데, 법원이 그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사실을 알지 못한 채 채무자의 소송수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대로 소송절차를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하였다면, 그 판결은 채무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소송절차를 수계할 채무자가 법률상 소송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심리되어 선고된 것이므로, 여기에는 마치 대리인에 의하여 적법하게 대리되지 아니하였던 경우와 마찬가지의 위법이 있어 판결의 효력이 없다고 한다. (대법원 2013다73780 판결).

또 일반회생의 경우이지만 적법한 이의기간 내에 이의가 있어 회생채권이 이의채권이 되지 않은 이상, 조사기간 내라고 하더라도 미리 소송수계신청을 할 수는 없는 것이며,  관리인은 적법한 이의자로서의 지위에서 소송수계를 통하여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것이므로 적법한 이의에 의하여 이의채권이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의  소송수계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2015.10.15선고 2015다 1826,1833판결 등)


그리고 원고가 피고회사를 상대로 한 공사대금청구사건에서 1심 가집행선고부승소판결을 받아 판결원리금을 수령하였으나 그 후 채무자에 대하여 일반회생절차가 개시되어 항소심에서 회생채권확정의 소로 변경된 경우 가집행으로 받은 돈은 반환하여야 한다는 판결(대법원 2011.8.25선고 2011다 25145판결)이 있다.


소송계속 중 개인회생이 개시된 경우에 관련하여 판례가 별로 없으나 사해행위취소소송 중 채무자에 관하여 개인회생개시결정이 된 경우에 이를 간과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4조 제1항, 제406조 제1항에 의하면, 개인회생채권자가 제기한 채권자취소소송이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때에는 그 소송절차는 수계 또는 개인회생절차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중단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다37141 판결 참조). 채권자취소소송의 계속 중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었는데, 법원이 그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사실을 알지 못한 채 채무자의 소송수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 그대로 소송절차를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하였다면, 그 판결은 채무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소송절차를 수계할 채무자가 법률상 소송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심리되어 선고된 것이므로 여기에는 마치 대리인에 의하여 적법하게 대리되지 아니하였던 경우와 마찬가지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한다.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33976 판결, 대법원 2013.6.13. 선고 2012다33976판결, 대법원 2014.5.29.선고 2013다73780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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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등을 분양받으면서 분양회사에 계약금을 내고 대기할 때(먼저 입주하는 경우 포함) 유의할 법률상식을 올려둡니다.


분양회사가 부도가 나면 분양회사의 채권자가 이미 분양된 상가 등이 아직 명의이전 전으로 분양회사명의인 이상 가압류 및 채무명의 취득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근저당권 등 우선 물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임의경매를 당하여 건물에서 쫓겨나고 이미 치른 계약금도 반환받기 어려운 피해를 입게 된다.

이 경우에 미리 입주하여 있어도 역시 피해를 입게 될 공산이 크다.

계약금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상사유치권이 성립될 시점에 이미 경매개시결정이 있거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구제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부동산분양계약후 계약금을 치르면서 부동산등기부상에 우선하는 근저당권의 존재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근저당권이 존재한다면 피담보채무 금액을 확인한 후 2번 근저당권을 설정할 것인지 계약을 포기할 것인지 판단하고, 근저당권이 없더라도 만약 분양회사가 확실한 회사가 아니면 가등기를 미리 해두어야 안전할 것이다.


그리고 분양시 허위과장광고에 의하여 기망당하여 고가에 분양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광고 팸플릿이나 분양계약서 등을 확인하며 구두로 약속하는 기재사항을 추가로 명시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중도금대출이라든가, 일정 금액 수준의 임대차가 원만히 이루어진다거나 하는 약속은 거의 구두상으로 이루어지므로 구속력이 없는 수가 많으므로 만약 본인의 여건상 이러한 약속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분양을 파기하여야 할 상황이라면 계약금 전액을 반환받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반드시 이를 계약조건에 명시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포기해야 후일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부동산거래는 원래 불확실한 미래를 걸고 투자를 하는 것이고 큰 돈을 벌거나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본질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의미에서의 부동산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자칫 일이 예상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 큰 피해를 입거나 심지어 파산상태로 몰리는 수도 있는 것이므로 자신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잘 판단하여야 하며, 부동산업자 중개업자 등의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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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의 일반원칙과 비례의 원칙

1. 의의

행정법의 일반원칙이란 행정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일반적 원리로 볼 수 있지만 흔히 행정기관의 행정행위(행정처분) 중 재량행위를 통제하는 원칙으로 기능하고 주로 이러한 행정행위의 통제원칙으로서 학설 판례상으로 발전되어 나온 것이다.


행정법분야에서 행정법일반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행정법에는 민법이나 형법 등 다른 분야의 법규처럼 총칙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다수의 개별법규에 의하여 규정되고 있는 특징이 있는 바, 그로 인하여 어느 분야보다도 더욱 법치주의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행정법분야에서 통일적인 일반원칙의 정립의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행정법의 일반원리는 개별 법규 또는 조리에 근거하여 도출될 수밖에 없고 그리하여 정립된 기본원칙들은 단지 하나의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분쟁의 경우의 법적용의 근거가 되므로 그 자체로써 중요한 하나의 法源이 된다는 것이다.


2. 이러한 행정법분야의 발전은 1800년대 이래 주로 독일법에서 많이 논의되면서 발전되어 왔고 통설에 의하면 우리나라 행정법도 그러한 전통의 영향을 받아 입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행정법을 살펴보면, 1954년 행정대집행법, 1961년 행정서사법(2011년 행정사법), 1984년 행정소송법, 1996년 행정절차법, 1997년 행정규제기본법, 2010년 행정심판법 등으로 제정시행되어 왔지만, 현재까지도 행정법분야에 ‘행정법’은 없다.


이중에서 그나마 통칙적인 규정을 볼 수 있는 것은 행정행위가 아니라 행정규제에 관한 행정규제기본법 제5조 규제의 원칙 제1항 내지 제3항과 제7조 규제영향분석 및 자체심사 항목의 제1항에 정의된 8개 고려사항이다.


여기서 행정규제기본법의 의미를 살펴본다.

행정규제는 입법행위가 아닌 행정청의 명령 규칙 예규 조례 지침 등을 말하는 것이고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변동을 가져오는 행정행위(행정처분)은 아니다. 따라서 주로 행정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논의하는 일반적인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 등 기본원칙과 일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헌법상의 법치주의의 적용인 법치행정의 원칙상 행정규제 분야 역시 행정행위에 관하여 발달되어 온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행정규제기본법 제5조는 1항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여야 하며 규제를 정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2항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규제를 정할 때는 국민의 생명, 인권, 보건 및 환경 등의 보호와 식품 의약품의 안전을 위한 실효성이 있는 규제가 되도록 하여야 하다고 하고,

3항에서는 규제의 대상과 수단은 규제의 목적 실현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객관성 투명성 및 공정성이 확보되도록 설정되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즉 행정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경우의 원칙으로써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의 핵심인 최소한의 원칙, 실효성의 원칙을 내세운 것이다.


또 행정규제기본법 제7조 각 항목을 살펴보면,

1호 규제의 신설강화의 필요성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으로 논해지는 목적의 정당성의 행정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호 규제목적의 실현가능성은 행정상 비례원칙의 적합성의 행정규제에 대한 적용이라고 볼 수 있다.

3호 대체수단의 존재여부 및 기존규제와의 중복여부는 행정상 비례원칙 중 최소한의 원칙의 규제면에서의 표현이락 볼 수 있다.

4호 규제를 받는 집단과 국민이 부담하여야 할 비용과 편익의 비교분석은 행정상 비례원칙의 상당성의 원칙이 규제상에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5호 경쟁제한적 요소의 포함여부는 헌법과 행정법의 기본원칙인 평등의 원칙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6호 규제내용의 객관성과 명료성은 헌법과 행정법의 기본원칙인 평등의 원칙, 행정법의 자기규제의 원칙, 행정법의 신뢰보호의 원칙 등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7호 규제의 신설 강화에 따른 행정기구 인력 및 예산의 소요는 경제성이 표현이고 행정상 최소한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의 규제면에서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8호 관련 민원사무의 구비서류 및 처리절차 등의 적정여부는 절차면에서의 평등원칙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겠다.


그런데 행정규제법은 적용범위에 제한을 두고 있는데,

입법부, 사법부, 선거관리위원회, 감사원, 형사, 행형 및 보안업무 분야, 

국가정보원법, 병역법, 군사시설, 군사기밀 관련법, 조세관련법 등에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동법 3조)


이는 헌법상의 대원칙인 삼권분립의 원칙 및 행정 각 특별 분야의 전문성과 관행성을 존중한 뜻으로 볼 수 있겠다.


3. 행정법상의 기본원칙들과 비례의 원칙

행정법상의 기본원칙은 주로 행정행위의 위법성을 논의하면서 정립되어 오고 있는데, 행정행위가 아닌 행정규제의 신설 강화에 관하여 행정규제기본법에 일부 기본원칙으로 선언된 것 외에는 행정법이라고 하는 넓은 분야에  실체법과 절차법을 아우르는 통칙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행정법상의 기본원칙을 학설 판례상으로 정립하여 행정법상의 하나의 법원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정법의 일반원칙은 단순한 헌법상의 원리나 조리의 표현만은 아니고 각종 법규에 나타난 실정법적 근거와 함께 논의된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행정법의 기본원칙은 학설뿐 아니라 판례상으로 확고히 정립된 법원칙으로서 행정법 분야의 다툼을 판단함에 있어서 법원의 판단의 준거가 되는 법원(法源)이 된다. 따라서 이 원칙에 위반되는 행정행위는 당연히 위법하다. 행정법의 일반원칙에 위반되는 행정행위는 그 위법성의 정도에 따라 당연무효 또는 취소사유가 된다.


행정법의 일반원칙으로는 비례의 원칙 외에도 평등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 부당결부금지의 원칙 등이 정립되어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자주 논의되고 있는 것은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행정처분에 관한 일반 규정은 아니지만 행정규제기본법 5조와 7조에 예시된 항목들도 비례의 원칙에 관련된 것이 대부분임을 볼 수 있다)


행정상비례의 원칙은 법치행정주의의 발현이고, 논리적으로는 헌법상 비례의 원칙의 하위 개념으로 볼 수 있으나 개념의 성립 발전과정에서는 독일에서 경찰행정에서 처음 논의되어 발전되어 온 것이다.


오늘날은 헌법상의 하나의 기본원칙으로 정립된 헌법상 비례의 원칙과 행정법의 기본원칙인 비례의 원칙은 개념상 유사하고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은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의 상위 근거가 되는 것으로 보는 학자가 많다.


헌법상의 기본원칙인 비례의 원칙에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성의 최소한의 원칙, 목적과 수단의 상당성(비례관계) 등 이 내용이 되는데 비하여, 행정상 비례의 원칙에서는 입법적인 행위가 아니라 주로 행정처분에 관하여 논의되므로 목적의 정당성은 당연한 전제로 보고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한의 원칙, 목적과 수단의 상당성의 원칙이 그 내용으로 논해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입법 즉 행정규제에 관한 기본원칙을 정한 행정규제기본법 7조에서는 규제의 필요성이라는 것을 첫 번째 요소로 내세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4.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의 실정법적 근거

오늘날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의 근거로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을 들고 구체적으로는 헌법 37조2항을 들고 있는 것이 보통이나 행정처분에 관한 비례의 원칙에 관하여서는 연혁적으로는 별 관계가 없는 것이다.


가. 헌법 제37조 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나.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②

 ‘ 이 법에 규정된 경찰관이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은 1800년대부터 독일에서 경찰행정영역에서 처음 성립하여 행정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다. 행정대집행법 제2조, 식품위생법 제79조, 행정소송법 제27조(재량처분의 취소), 제28조(사정판결) 등.

라. 행정규제기본법 제 5조, 제 7조


5.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의 적용범위

행정법상의 기본원칙인 비례의 원칙은 행정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이에 관한 세부적인 규정이나 규칙이 있건 없건 간에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원칙이다.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은 주로 기본권보장과 관련하여 논의되는데 기본권을 침해하는 영역에서 가장 논의의 실익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은 법치행정의 요청이고 기본권보장의 개념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의 적용의 구체적인 경우를 살펴보면, 침해적행정행위에서 재량권 남용여부, , 수익적행정행위의 취소나 철회제한의 기준, 행정강제사용의 한계, 행정지도의 한계, 급부행정에서 과잉급부금지원칙, 사정재결 및 사정판결의 기준, 행정소송에서의 소송경제이념 등에 널리 적용되는 일반적인 원칙으로 볼 수 있다. 


보통은 침해적 행정행위 및 수익적행정행위의 취소나 철회시에 많이 논의되지만, 급부행정행위에서도 논의되는 바, 예컨대 사회보장급여는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중복 또는 과잉급여가 금지되고 만일 중복 보장 급여가 이루어지는 경우 (신뢰보호를 위한 특수한 예를 제외하고)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그러한 처분은 취소가 가능한 것이며, 또한 일반 사법상의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볼 것인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는 이점을 명시하고 있다.


경찰법상으로 논의되는 경찰비례의 원칙은 행정법상의 비례의 원칙의 가장 오래된 원칙으로 오늘날은 경찰권발동의 조건, 경찰권발동의 정도 등으로 나누고 경찰권발동의 조건은 다시 예방조치의 경우와 진압조치의 경우로 나누고 예방조치의 경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장해 발생의 직접적 위험 또는 상당한 확실성이 있을 때에만’ 경찰권을 발동할 수 있는 것이고 진압조치의 경우에는 ‘공공질서의 유지를 위해 묵과할 수 없는 장해를 제거하기 위해서만’ 발동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경찰권발동의 정도는 ‘장해 또는 장해위험의 제거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최소한의 경찰권의 발동이더라도 그 발동으로 인한 권리나 자유의 제한 정도가 장해 또는 장해위험의 제거라는 공익상의 필요를 양적으로 상회하여서는 아니 된다’ 는 것이다(김남진 행정법에서 인용)


도시계획등 소위 계획재량에 관하여 전적인 행정청의 재량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계획재량에 관하여도 행정상 비례원칙 특히 이익형량비교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대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은 주로 재량행위의 통제 법리이며, 기속행위의 경우에는 기속행위의 근거가 된 법령에 대한 비례성 통제(행정규제기본법 참조)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행해진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기속행위나 기속적 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없고, 가사 부관을 붙였다하더라도 이는 무효인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6. 비례의 원칙의 구체적 내용

학설 판례의 의하여 발전되어 온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은 오늘날 보통 3가지 원칙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 적합성의 원칙

 행정기관이 취하는 조치 또는 수단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나. 필요성의 원칙

 행정행위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한도 이상으로 행해져서는 안되며, 행정목적 달성에 적합한 여러가지 수단 중에서 상대방에게 가장 덜 침익적인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최소침해의 원칙이다.

다. 상당성의 원칙

 행정조치를 취함에 따른 불이익이 그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보다 큰 경우에는 그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이익형량의 원칙이다. (좁은 의미의 비례의 원칙)


7. 판단의 순서와 위반효과

적합성과 필요성의 원칙은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의 문제이며 주로 경험적 사실의 문제이다.

따라서 적합성과 필요성의 원칙을 먼저 판단한 후 상당성(이익형량)에 대한 판단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위반하는 행정행위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이 된다.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행정행위는 위법한 행정행위가 된다.

일반적으로 재량행위인 경우에 이를 그르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부당한 행정행위가 되어 행정심판의 대상은 될 수 있으나(행정심판법 제1조)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행정소송법 제1조), 비례원칙에 위반한 경우에는 위법한 행위가 되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


8. 행정처분에 관한 비례의 원칙의 적용결과 그 원칙들이 행정입법에 흡수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교통단속처리지침 중 음주운전단속규정 등 참조)

그렇더라도 법원은 행정청내부의 규칙은 일반국민에 대한 권리의무를 직접 규제하는 법규성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행정처분의 위법성 심사에 있어서는 행정처분 자체는 물론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행정청 내부규정도 아울러 심사가 되는 것이다.


9. 구체적인 적용면의 고찰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은 법치주의와는 상호 충돌되는 면이 있다. 따라서 이를 인용함에 행정청이나 법원은 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예컨대 음주운전면허취소사건의 경우를 보더라도,

아무리 개인적인 경제적인 딱한 사정과 기타 정상참작사유가 많더라도 음주운전 단속의 공익상의 단속필요성이 현저한 이상, 행정처분 대상 위반수치에 해당하는 경우에 운전자의 운전당시의 혈중알콜농도, 음주운전 전력, 단순음주사건인지 인적물적사고유발사건인지 여부, 생계의 지장여부 등도 참작하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위법성 참작사유 예컨대 운전회피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긴급사정 여부, 알콜농도 측정상의 문제점 등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운전자의 심각한 고통을 고려한 비례의 원칙을 적용하여 운전면허취소를 다시 취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운전면허취소사건 중에서도 운전면허취소 자체가 사실상 영업자에 대한 영업취소에 해당할 정도의 무거운 결과를 가져오는 개인택시기사에 대한 운전면허취소사건에서도 행정심판 내지 행정소송에서의 구제율은 낮은 편이며 종전에는 오차범위 문제가 있었던 음주측정기의 개량으로 인한 영향도 있고 해서 음주운전면허취소사건의 경우 구제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대법원 98누5988사건, 대법원 91누2083사건 등 참조)



-비례의 원칙 위배에 해당한다는 판례들


‘단 1회 훈령에 위반하여 요정에 출입한 공무원에 대한 파면처분은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처분이다.’(대판 1967. 5.2. 67누24)


‘주유소 양도인이 유사휘발유를 판매한 사실을 모르고 주유소를 양수한 석유판매업자에게 최장기인 6월의 사업정지처분을 한 것은 석유사업법에 의하여 실현하고자는 하는 공익목적의 달성보다는 양수인이 입게될 손실이 훨씬 커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대판 1992. 2.25. 91누 13106)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고시된 만화인 사실을 모르고 있던 도서대여업자가 고시일로부터 8일 후에 청소년에게 그 만화를 대여한 것을 사유로 도서대여업자에게 한 7백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은 너무 가혹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대판 2001. 7.27. 99두9490)


‘대리운전 금지 위반으로 1회 운행정지처분을 받은 사실을 모르고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한 자가 전날 과음등의 이유로 2회 대리운전을 하게 된 데 대하여 자동차운송사업면허취소처분을 하였는데, 개인택시영업만으로 가족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정 등을 참작하면 이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다.’(대판 1991.11.8, 91누4973)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본 판례들


‘대리운전을 이유로 2회에 걸쳐 운행정지처분이 내려진 사실을 알고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한 자가 40일간 대가를 받고 타인에게 대리운전을 시켜 총 3회의 대리운전행위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취소를 받은 것은 비록 가족생계의 이유가 있다하더라도 대리운전행위의 동기, 태양 및 그 기간등에 비추어 볼 때 이 건 취소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없다.’(대판 1991.11.8, 91누100)


‘운전승용차로 서적을 판매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가 혈중알콜농도 0.182% 상태로 자신의 집 앞 6미터를 운행한 경우의 운전면허취소처분은 이미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적이 있음을 감안할 때 이 건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대판 1996.9.6, 96누5995)


‘15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다른 징계를 받은 바 없고, 2회에 걸쳐 장관급 표장을 받은 것과 가정형편을 감안하더라도, 직무와 관련한 부탁을 받거나 때로는 스스로 사례를 요구하여 5차례에 걸쳐 합계 3백만원을 수수하였다면 이에 대한 해임처분은 징계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 아니다.’(대판 1996.5.10. 96누2903)



부기)필자는 행정법학자가 아니다. 이 글은 변호사로서 행정법 실무를 하면서 익히 기본 개념을 요약한 것이다. 학문적인 엄밀성을 추구한다면 학자들의 논문과 저서를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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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드마크공식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

도로교통법 4414항에 의하여 운전자는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에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과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형사처벌의 기준은 도로교통법 제1482항에서 정한 혈중알콜농도의 정도에 따라 처벌에 경중의 차이를 두고 있고,

행정처분의 경우는 도로교통법 제931항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911항 및 별표28의 기준에 따라 취소 정지 등 면허처분을 받게 된다.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의 기준은 음주량이 아니라 운전당시의 혈중알콜농도이다. 음주하여 운전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위험한 행위이다. 그러나 만약 술을 마셔도 아무 이상없는 정상상태의 신체상태를 유지한다면 음주행위 자체를 처벌하기는 어려우므로 세계 모든 나라가 다 혈중알콜농도를 기준으로 처벌 및 단속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주로 인한 혈중알콜농도측정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혈중알콜농도측정은 혈액채취로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곤란성으로 인하여 일반적으로 호흡측정에 의하여 혈중알콜농도를 추산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호흡측정기에 내장된 컴퓨터에서 자동계산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호흡측정은 측정방법과 구강상태, 신체상태, 외부온도 기타 여러가지 사정에 의하여 상당한 오차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요즘은 측정기에서 아예 오차범위를 빼서 수정한 수치를 나타내도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측정방법에 의한 알콜농도측정은 여전히 여러가지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다른 곳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음주운전시점에서 상당시간이 경과한 후에  호흡측정이나 혈액채취측정에 의하여 혈중알콜농도를 계산하는 경우의 문제만을 생각하기로 하자. 


호흡측정이나 혈액측정이나 간에 만약 음주운전 시점에서부터 상당시간이 경과되었다면 그 측정수치가 운전 당시의 혈중알콜농도와 일치하지는않을 것이다. 음주후 혈중알콜농도는 알콜의 신체 흡수에 따라 일정시간 상승하다가 알콜분해에 따라 다시 점점 하강하는 것이므로  만약 혈중알콜농도상승기에 측정한 경우라면 측정치보다 실제 운전시의 혈중알콜농도는 더 낮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더 높을 것이다. 


음주후 혈줄알콜농도의 상승과 하강에 관하여 많은  논문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스웨덴의 의학자 위드마크의 실험 논문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가장 유명한 위드마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정시점에 일정량의 알콜이 인체에 동시에 흡수(위장이 아니라 혈액에 흡수된다는 의미)된다는 가정하에 인체의 알콜분해능력에 따라 일정 시간 경과후의 혈중알콜농도를 공식에 의하여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위드마크공식은 혈중알콜농도하강기의 알콜농도변화에 관한 공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음주후 일정시간 경과후 일정시점의 혈중알콜농도=흡수된 알콜량*알콜체내흡수율/체중*체중에서 체액이 차지하는 비율(위드마크인수) - 시간당알콜분해량*경과시간


그런데 위드마크가 제시한 공식은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

위드마크의 1932년도 연구는 남자 20명 여자 10명의 소그룹에 대하여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을 보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 위드마크인수(r)의 남녀 평균치의 문제다.

남자의 경우 0.52-0.86 간의 분포를 가지는 측정치들의 산술평균치로 0.68을 얻었고 여자의 경우 0.47-0.64 간의 분포를 가지는 측정치들을 기초로 산술평균치 0.55를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특정 값에의 집중도가 낮으므로 평균인을 전제로 위 평균치를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가령 남자의 경우 평균치 적용의 경우는 실험수치 양 끝쪽 수치 적용의 경우에 비하여 혈중알콜농도산정이 31퍼센트 높게 나오거나 21퍼센트 낮게 나오게 된다.

 

둘째 알콜분해지수 즉 알콜농도감소비율을 위드마크는 평균 0.015퍼센트로 산정하였지만 위드마크의 연구는 어떤 특정수치 부근에 집중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콜농도감소비율은 개인에 따라 0.006퍼센트에서 0.04퍼센트까지 큰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문제가 위드마크의 연구는 최초의 음주시에 알콜이 일시에 흡수된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피측정자의 혈중알콜농도가 줄곧 하강기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알콜농도최고수치 도달시점 이후 시점의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할 경우에는 유의미하다.


따라서 위드마크의 공식은 혈중알콜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하기 전의 알콜농도에 대해서 아무런 기준이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 여러 판례에서도 이 부분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2. 우리나라 법원의 위드마크공식의 활용방법

위와 같이 위드마크공식의 적용전제가 되는 각 항목은 개인 차이가 크기에위드마크가 산출한 산술평균치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주어졌다고 가정할 때 생체전문가의 감정을 요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생체전문가라고 하여 혈중알콜농도산출방식에 관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는 분야도 아니기에 현재로서는 설령 감정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감정결과를 반드시 신빙하기도 어렵다.

실무상으로 수사기관에서 주어진 인수를 기초로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하여 기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법원에서 그 신빙성이 부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드마크 공식은 일정한 전제조건하에서 운전자의 혈중알콜농도를 추산하는데 상당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10여년 전부터 이미 법원의 판결에서 많이 이용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 99도128 판결 참조)

그렇다고 해도 위드마크 공식의 내재적 한계로 인하여 법원의 실무상으로 위드마크공식만에 의하여 판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다른 여러 가지 판단 기준과 함께 보조적으로 이용하되, 그 경우에도 위드마크공식을 음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적용하여 추산한 수치를 판단의 보조자료로 삼고 있을 따름이다

 

우리나라 법원은 위드마크공식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일정량의 음주량이 일정시간에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혈중알콜농도 최고수치에 달하는 시간은 음주후 30분 내지 90분 정도라는 것을  일반적인 경험칙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혈중알콜농도 하강기에 있어서는 다른 여러가지 판단요소와 함께 위드마크가 정립한 공식을 운전자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적용하여 판단의 자료로 삼기도 한다. 


( 대법원 99도5393, 대법원 99도5541, 대법원 2000도3307, 대법원 2002도6762, 대법원 2004도4408, 대법원 2004도8387, 대법원 2005도3298, 대법원 2005도3904, 대법원 2005도6368,  수원지법 2008노4888, 서울고법 2013노387, 등 형사사건판례와  대법원 2006두15035, 대법원 2000두1577 등 행정사건 판례 참조)


법원에서 구체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하는 방식은 구체적으로는, 

위드마크 공식의 적용시 적용할 체내흡수율에 관하여 음주자 개인에 대한 전문가의 감정을 할 수 없을 경우 음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인 70%를 적용하여 산정하며,

체중에서 체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소위 위드마크인수는 연구결과 남자는 0.52-0.86 여자는 0.47-0.64까지 분포된다고 하므로 남자의 경우라면 가장 유리한 0.86을 적용하여 산정하고 여자의 경우 0.64를 적용한다.

혈중알콜농도의 시간당 감소치는 연구결과에 따라서 다소 다르지만 현재 우리나라 법원은 경험칙상 개인에 따라 0.008-0.03%까지 분포를 보인다고 보고 있으며,  

음주단속후 측정결과를 토대로 단속시점의 알콜농도를 가산하여 역추산하는 경우에는 음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0.008%를 적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위드마크공식 적용의 가장 뚜렷한 한계는 혈중알콜농도 상승기의 운전의 경우에 나타난다. 

앞에서도 지적하였지만, 혈중알콜농도 상승기에는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할 수 없는데, 운전시각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알콜농도감소기에 측정한 수치를 기초로 하여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하여 운전시점에서의 혈중알콜농도를 산정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음주운전시점이 알콜농도 상승기에 있는지 하강기에 있는지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종음주시각 및 음주의 태양에 따라 혈중알콜농도상승기는 달라지게 된다.

알콜을 일정 시간에 천천히 마시게 되면 그 일부는 혈중알콜농도상승효과를 가져오나 일부는 알콜분해가 되는 두 가지 작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며, 최종음주시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각이라고 해서 항상 알콜농도상승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회식의 경우처럼 이야기를 하면서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신 경우에는 최종음주시각 바로 직후 심지어는 그 이전에 알콜농도최고수치에 도달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주운전시 및 알콜농도측정시가 혈중알콜농도상승기에 속하는가 하강기에 속하는의 판단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알콜농도상승기 여부가 의심이 될 경우 위드마크공식의 신빙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사정이 있으므로 혈중알콜농도 상승기의 음주운전의 경우에 관하여는 생체학자들의 연구논문에 나타나는 그래프상의 정비례법칙을 적용할 수 없다. 

위드마크 공식 역시 일정시점에 공복시에 일정량의 알콜이 전부 흡수되었다고 가정하고 도출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생체학자들의 연구논문들은 일정시점에 공복시에 일정량의 알콜을 투여한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논문에 나타난 그래프를 보면 대부분 알콜농도상승기에 그래프가 우상향 일직선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논문들은 일정시점에 일정량의 알콜을 투여하여 시험한 것으로 실제 음주자들의 다양한 음주태양을 반영할 수 없고, 또한 연구논문들의 내용을 보더라도 혈중알콜농도 최고수치에 이르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경우에 따라 차이가 심한 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판례 중에는 음주를 종료한 시각에 일시에 음주한 것으로 간주하고 0에서 출발하여 시간에 정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운전시의 혈중알콜농도를 산정하는 방식을 취한 것도 보인다. 물론 해당 판례는 동시에 음주 중간 시점에서 출발하여 산정한 수치도 동시에 비교하여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음주태양에 따라 알콜농도상승기 여부는 달라지게 되므로 이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그러한 방식이 나름대로 유용하다고 보일 예외적인 경우이고 이를 일률적인 경험칙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참고로 혈중알콜농도상승기에 대하여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개 처음 30분간 동안 급격하게 알콜농도가 상승하다가 그 이후 최고수치에 도달할 때까지 약간 완만한 상승곡선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법원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통상 음주후 30분 내지 90이 경과하면 혈중알콜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한다는 것을 일종의 경험칙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경우에 측정수치를 이용하여 역추산으로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할 경우에는 대부분 음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시로부터 90분 후를 혈중알콜농도최고수치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보고 판단한다.


(혈중알콜농도상승기의 문제에 대하여는 별도의 글로 올렸다)


3. 위와 같이 위드마크 공식은 상당한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설령 혈중알콜농도 하강기의 음주운전과 음주측정에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위드마크공식만에 의하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방식의 추산과 병행하여 타당성 있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제 음주량이 밝혀진경우 이를 기초로 혈중알콜농도최고치와 그 도달시점을 산출하여 위드마크수치와 비교하기도 하고, 

채혈 음주측정시점에서 호흡음주측점시점의 혈중알콜농도를 역추산하는 방법을 비교하기도 하기도 하며 또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알콜농도최고시점(음주시점으로부터 음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90분후)에서의 혈중알콜농도를 추산한 후 운전시각과의 관계를 참작하여 판단하는 등 다양한 적용방법이 있다.


4. 구체적인 적용사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여기서 하급심 판례를 몇 개만 소개한다.



대구지방법원 2011.9.6 선고 2011노1643판결

2011. 2. 13. 16:30 최종음주, 16:40부터 운전, 17:10 단속으로 운전 종료, 18:59 호흡측정결과 0.049%인 사건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 18:00에는 0.0568%{= 0.049 + (0.008 × 59/60)}가 되나, 위 단속시점은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이고, 운전 종료 이후 18:00까지 50분 동안의

혈중알코올농도 증가치가 0.0068%(= 0.0568% - 0.05%)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운전 당시 0.05%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음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광주지방법원 2010.6.9 선고2010노73판결

2009. 7. 28. 22:25 최종음주, 22:45 운전, 익일 01:23 호흡측정결과 0.033%인 사건에서,

검사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면 운전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4%{= 0.033% + 0.021%(≒ 0.008% × 158/60)}라고 주장하나, 운전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 하강기인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사후 측정수치가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는다고 하여 운전 당시 0.05%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음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전주지방법원 2011. 2. 15. 선고 2010노1434 판결

2010. 6. 7. 21:55 최종음주, 22:20 운전, 22:23 호흡측정결과 0.056%, 익일 00:20 혈액감정결과 0.039%인 사건에서

주운전자정황진술보고서에 언행, 보행상태, 혈색 등이 정상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호흡측정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하강기인지를 확정할 수 없어 호흡측정결과를 혈액감정결과보다 더 신빙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운전 당시 0.05%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음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알콜농도상승기 중의 운전일 가능성이 있지만 운전시각과 호흡측정시간 차이는 3분에 불과하므로 비록 0.056으로 위반정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만약 그 후 혈액채취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구제는 어려웠을 것이다.  


의정부지방법원 2011.6.16. 선고 2011노366판결

2010. 7. 28. 21:55 최종음주, 22:18 운전, 직후 호흡측정결과 0.066%, 22:42 혈액감정결과 0.048%인 사건에서

혈액감정결과가 더 정확하고, 각 측정시점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운전 당시 0.05%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음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의 사건과 같은 논지이고 이 사건도 아마 혈액채취방법을 요구하지 않았더라면 구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부산고등법원 2010. 7. 9. 선고 2010누1781 판결

2009. 9. 24. 22:25 최종음주, 직후 운전, 23:12 호흡측정결과 0.103%, 운전면허취소처분사건에서

 운전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측정 당시 보행상태가 정상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운전 당시 0.1%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음을 추단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알콜농도상승기 운전이고 운전시로부터 음주측정시까지 47분 경과된 사안으로 호흡측정치가 위반수치를 위반한 정도가 미약한 사건이다.

이러한 판결들에서 공통적으로 혈중알콜농도상승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당사자가 주장하는 최종 음주시간이 실제 최종 음주시각과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고 또 음주는 일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시간을 두고 행해지는 것이므로 혈중알콜농도 추산에 있어서 중요한 음주시로부터의 경과시간이라는 인자의 증거가 대부분 애매한데 만약 다른 증거로 음주운전과 혈중알콜농도의 법정기준치초과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여 음주와 혈중알콜농도상승기여부를 밝혀야 할 경우에 그 입증책임이 경찰에 있기 때문에 당사자에 유리하게 판단하면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입증이 되었다고 볼 경우에는 이러한 애매한 가능성으로 음주운전자를 구제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 WIDMARK, E.M.P. Die theoretischen Grundlagen und die praktische Verwendbarkeit

der gerichtlich-medizinischen Alkoholbestimmung, Berlin,

Germany: Urban-Schwarzenberg, 1932


* Lawrence Taylor 2016 

'Drunk driving defence'



신종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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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의 확보


1. 양육비의 결정

양육비의 기준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소개하는 서울가정법원이 2014년도에 발표한 산정기준표가 있지만 이것은 하나의 참고적인 기준이고 실무상으로는 대개 표준양육비보다 적은 금액으로 결정되고 있다.


또한 양육비산정의 전제로써 배우자의 모든 수입은 물론 보유재산을 참작하여야 하므로 배우자의 수입과 재산 중 일부라도 누락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재산분할청구나 부양료 양육비청구사건에 관하여 가정법원에 신청하는 재산명시신청 및 재산조회신청 제도가 있다. 이것은 채무명의를 확보한 후에 채무자가 이행을 아니할 경우에 법원에 하는 재산명시신청이나 재산조회신청과 달리 재판 진행 중에 하는 절차인 점에서 가사소송의 특칙이다.


참고자료) 2014년 서울가정법원 발표 표준양육비표(단위: 만원)

합산소득

 0-199

 200-299

 300-399

 400-499

 500-599

 600-699

 700이상

 0-3세

  52.6

(최저 20)

 65.3

76.1

90.6

101.2

 110.6

 152.6

 3-6세

 49.0

(최저 23.9)

 70.5

 87.8

 100.8

 123.8

133.4 

175.9 

 6-12세

 53.3

(최저 18.5)

 70.8

 90.2

 105.9

 120.2

 137.1

 190.6

 12-15세

 60.4

(최저 31.3)

 75.5

 94.7

 109.5

 130.5

 152

 204.6

 15-18세

 60.8

(최저 34.3)

 84.4

 111.5

 120.4

 142.4

 166.8

 227

 18-21세

 95.9

(최저 31.4)

 118.5

 130.3

 136.1

 172.8

 197.4

 222.1



* 위 표준양육비 산정표는 2인 자녀 기준이다. 자녀가 1인인 경우에는 표준금액보다 증액하고 자녀가 3인 이상인 경우에는 감액하여 산정하도록 한다. 

* 위 표준양육비 산정표는 도시와 농촌지역을 평균한 표준금액이다. 따라서 도시지역의 경우 증액하고 농촌지역은 감액하여 산정한다. 

* 위 표준양육비 산정표는 부모의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따라서 부모의 보유재산을 고려하여 가감할 수 있다. 

* 자녀에 대하여 특별한 치료비가 소요될 경우에 증액하여 산정한다. 

* 부모가 합의하여 자녀에 대한 특별교육을 하기로 한 경우 증액하게 된다. 

* 최저구간의 최저 금액은 부모의 소득이 합산하여 0이라고 해도 최하로 그 금액은 부담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 가정법원의 실무상 보통 자녀 1인당 월 50만원을 기준으로 가감하여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 양육비표준안에서 최저소득구간에 해당하는 금액인 셈이다. 



2. 양육비의 이행

가. 가사심판 절차 중 가사소송법 62조에 의하여 양육비에 관한 사전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당사자의 신청이 없어도 법원이 직권으로 사전처분을 할 수도 있다. 소득이 없는 처가 미성년자녀와 함께 집을 나와 있는 경우와 같은 경우에는 사전처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  양육비에 관하여도 가압류를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담보제공 없이도 가능할 수 있도록 특칙을 두었다. (가사소송법 63조)


다. 양육비 지급 결정을 받은 후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양육비에 관한 심판도 하나의 채무명의인 이상 확정 후에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민사집행법상의 강제집행은 절차가 번거롭고 비용도 소모되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양육비의 경우에 그다지 효율적인 강제방법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가사소송법상의 특칙이 존재한다.


라. 우선 양육비지급의무 해태시 법원에 양육비 이행명령신청을 할 수 있다. 가정법원의 양육비 이행청구의 심리과정에서 조정과 설득을 통하여 대개 해결이 되나 만약 그렇지 못하여 결국 이행명령을 받게 될 경우 이에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또는 30일 이하의 감치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어서 상당히 효과적이다. (가사소송법 64조, 67조1항, 68조1항)


마. 만약 양육비지급의무자가 급여소득자이고, 정당한 사유없이 2회 이상 정기 양육비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양육비지급의무자의 소득세원천징수의무자(고용주등)를 상대로 양육비직접지급명령을 받을 수 있다. 강제집행법상의 전부명령과 다른 점은 절차적인 면 외에도 이 경우 기한이 되지 않은 장래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직접지급명령을 구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바. 또 하나 가사소송법이 마련한 제도로 양육비지급의무자가 양육비를 정당한 사유없이 지급하지 않는 경우 양육비 지급을 확보할 수 있는 담보를 제공하라는 명령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담보제공명령에도 불구하고 담보를 제공하지 아니하면 양육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불로 지급하라는 명령을 할 수 있다. 담보물에 대하여 민법 123조 등이 준용되므로 질권자와 동일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사. 가장 강력한 제재이자 실효성 높은 제도로 감치명령이 있다. 법원에서 이행명령을 내려도 양육비를 주지 않고, 일시금지급명령을 내려도 양육비를 주지 않고 강제집행도 어렵다면 구치소에 가두어 달라는 감치명령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최근에 법원은 상당히 빈번하게 감치명령을 내리고 있다.


아. 마지막으로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관리원(2015.3 개원)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법률지원을 하고 있고 진보적인 절차로써 국가에서 양육비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상대방에게서 받아내는 양육비 선급제도도 시행중에 있다.


-신종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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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차이 이혼


근래 우리나라도 이혼을 원하지만 배우자에게 결정적인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인 사건이 늘어나고 있고 소위 '성격차이'에 기한 이혼청구도 늘고 있다. 

성격차이에 의한 이혼청구란 민법상 법정이혼사유로 되어 있는 불륜, 학대, 악의의 유기, 기타 중대한 파탄사유의 어느 하나에 뚜렷이 해당하지 않는 경우의 이혼청구를 가리키는 관례상의 용어로 생각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이혼법은 판례에 의하여 조금씩 수정되고 있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확고한 유책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민법상의 법정이혼사유가 미약하거나 본인의 주된 귀책사유로 인한 혼인파탄의 경우에는 심각한 가정불화와 돌이킬 수 없는 파탄상태임에 불구하고 이혼청구가 기각되게끔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하여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가정법원의 실무처리방식을 안내드린다.

실제로 수년 전만 해도 법원 실무상으로도 그런 논리에 의하여 민법 840조의 법정이혼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보는 사건의 경우 가차없이 기각판결을 하곤 했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그렇게 단순하게 처리하지 않는다.  이혼사건의 경우 이혼 사유가 뚜렷해보이더라도 일단 법원의 어떤 판단 이전에 당사자간의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또 가사  법정이혼사유가 뚜렷해보이지 않는 사건이라도 역시 당사자 쌍방의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기본이며, 어느 경우에나 이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쌍방의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조정절차,  상담위원의 상담절차,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절차 등을 아낌없이 동원하여 개별적인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이혼법의 유책주의 구조의 단점을 실무상의 노력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사실 영미법계의 파탄주의가 보다 시대 실정에 맞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파탄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유책주의 구조와 완전히 다른 구조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미법상의 파탄주의에 의하여 이혼이 허용된다고 하여도 그냥 쉽게 이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피양육자 등에 대한 다양한 인도적 배려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아직 유책주의의 근본 구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혼인이 파탄된 경우에는 영미법상의 발상을 유추하여  보다 합리적인 정리 절차로 변질되고 있고 그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조정제도임을 알 수 있다.


요즘 들어 개인의 권리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나머지 불행한 결혼생활을 질질 끌 수 없다라는 신념으로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약함에도 이혼소송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바람직하기로는 법원에 서류를 내기 전에 먼저 스스로 카운셀링이라든가 중재 등의 방법을 찾아 현명한 해결책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것이 이혼사건의 특징의 하나인데, 관대한 법원에서는 이를 나무라지 않고 온갖 친절을 베풀어 주니 당사자들로서는 원래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개인문제를 판사나 조정위원 등 여러 전문가들이 나서서  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겨서는 아니되고 깊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사소송실무의 변천으로 귀책사유가 애매한 이혼소송에서 흔히 보듯이 이미 파탄되어 돌이킬 방법도 없건만 상대방이 새출발할 용기를 가지지 못하여 무작정 버티는 경우에 이혼소송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사건을 맡아 진행하는 변호사로서는 이러한 사건에서도 법률적 판단 외의 온갖 상황을 살피고 원만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나,  변호사 역시 같은 불완전한 인간으로써 원래 정답이 없는 인생에서 정답을 찾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심적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당사자가 조금이라도 이해해준다면 사건 해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못하다. 사람은 대개 자기 일만 근심하지 다른 사람의 고충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종전 네이버블로그의 글을 다시 올린 것입니다.

- 신종현 변호사 20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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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법원은 아직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2015.9.15.선고 2013므568전원합의체판결참조)


유책배우자란 부정행위 당사자, 상습폭행 등의 학대가해자, 장기간 무단가출로 배우자를 유기한 사람, 이유없는 동거 거부자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2009년경부터 대법원은 종래의 엄격한 유책주의를 다소 완화해오고 있는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2. 혼인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가.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나. 기간의 경과에 따라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악화된  경우

 다. 부부쌍방에게 파탄책임이 인정되는 경우(2009므2130판결 참조)

 라. 다른 원인으로 혼인이 사실상 파탄된 후 원고에게 유책행위가 있었던 경우

     (2011므2997전원합의체판결참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인 2009므844사건에서는 1심에서 기각된 판결이 항소심에서 승소가 되었으나 대법원에서 다시 유책주의 원칙을 들어 원고 청구를 기각한 바 있으나,


2010므1256판결에서는 남편이 가출하여 다른 여자와 사실혼관계를 맺고 3명의 자녀를 낳고 살다가 46년간의 별거 끝에 본처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오랜 별거로 각자의 독립적인 생활이 고착되었고 처가 이혼을 거부하는 것은 단지 형식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와 같은 파탄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계속 주는 결과가 된다는 점 등등을 들어 이혼을 승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이혼사건의 기판력에 관하여 다룬 글에서도 지적하였지만 유책배우자로 되어 이혼청구가 기각된 후 어느 정도의 시간 경과 후에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마침내 이혼의 목적을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아니하다. 시간 경과에 의하여 위 예외 사유의 어느 항목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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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제14278호

민법 일부개정법률


민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2016.12.2 공포)


제837조의2제2항을 제3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2항을 다음과 같이 신설하며, 같은 조 제3항(종전의 제2항) 중 "제한하거나 배제할"을 "제한·배제·변경할"로 한다.

  ② 자(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사망하였거나 질병, 외국거주,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子)를 면접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자(子)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자(子)의 의사(意思), 면접교섭을 청구한 사람과 자(子)의 관계, 청구의 동기,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


          부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다른 법률의 개정) 가사소송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2조제1항제2호나목3) 중 "제한 또는 배제"를 "처분 또는 제한·배제·변경"으로 한다.




◇ 개정이유 및 주요내용

  현행법은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과 자녀의 상호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고 있음.

  그러나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사망하거나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중환자실 입원, 군복무, 교도수 수감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녀가 오로지 친가나 외가 중 한쪽 집안과 교류하게 되어 양쪽 집안간의 균형 있는 유대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함. 이는 자녀의 심리적 안정과 건전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바, 이러한 경우에는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여 최소한의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할 필요가 있음.

  이에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사망하거나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 그 부모의 직계존속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손자녀와 면접교섭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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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사건 기판력의 특징

가사소송사건과 가사비송사건의 기판력의 특징을 정리해본다.

 

1. 가사소송사건의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하여 특칙이 있다.

 

가. 가사소송법 제21조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특칙)에 따르면

 ①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청구를 인용한 확정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다.
② 제1항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다른 제소권자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전에 참가할 수 없었음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는 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가류 가사소송사건인 ① 혼인의 무효, ② 이혼의 무효, ③ 인지의 무효, ④ 친생자관계존부확인, ⑤ 입양의 무효, ⑥ 파양의 무효 사건과


나류 가사소송사건인 ①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 ② 혼인의 취소, ③ 이혼의 취소, ④ 재판상이혼, ⑤ 부의 결정, ⑥ 친생부인, ⑦ 인지의 취소, ⑧ 인지에 대한 이의, ⑨ 인지청구, ⑩ 입양의 취소, ⑪ 파양의 취소, ⑫ 재판상파양, ⑬ 친양자 입양의 취소, ⑭ 친양자의 파양 사건의 원고청구인용의 확정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게 된다.



소송에는 그 구하는 법적효과에 따라 이행소송 확인소송 형성소송 등의 종류가 있는바, 위 나류 ②∼⑭ 가사소송은 형성소송으로써 그 확정판결에는 형성력에 의하여 당연히 대세적 효력이 인정될 것이나 위 나류 1호 사건과 가류 가사소송사건은 확인소송으로 보아야 하므로 대세적 효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게 되는데 가사소송법 제21조는 가류 및 나류 가사소송사건 모두에 대하여 그 청구를 인용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제3자에게까지 확장한 것이다.


가사소송 가류 또는 나류 소송에서 기판력을 대세효로 확장한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가사소송법이 당사자적격의 개별적 규정[가사소송법 제23조, 제24조, 제27조, 제28조, 제31조]에 의하여 충실한 소송수행을 보장하고, 직권탐지, 직권조사에 의하여(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 제17조) 절차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에 노력함으로써 소송에 관여하지 못한 제3자의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함을 전제로 한다고 한다.



가사소송 가류 또는 나류의 가사사건의 청구기각판결에도 대세효가 있는지도 문제가 된다.


우리 가사소송법 제21조 제1항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를 인용한 확정판결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위 조문의 반대해석상 청구를 기각한 판결에는 원칙적으로 대세효가 부인된다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사소송의 특성상 청구기각 판결에 대하여 재소 제한의 특칙을 두고 있는데, 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은 가류 및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다른 제소권자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전에 참가할 수 없었음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지 아니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제소권자가 전소에 참가할 수 없었음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없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의 의미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뉜다. 즉, ① 다른 소송에서의 선결문제로 그 신분관계의 존부를 다투는 것까지 금지된다는 견해, ② 단순히 소송의 형태로 그 신분관계의 존부를 다투는 것만이 금지될 뿐 다른 소송에서의 선결문제로 확정된 판결과 다른 내용의 주장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견해, ③ 확인소송의 대상인 사항에 관하여는 그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다른 소송에서 그 확정판결의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입증을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형성소송의 대상인 사항에 관하여는 다른 소송에서의 선결문제로 그 확정판결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실무제요).



나. 가사소송사건 중 다류 소송사건

가사소송법 제21조의 반대해석으로서 다류 가사소송사건(가사사건 관련 손해배상청구와 원상회복청구)의 이행 판결에는 위 특칙의 적용이 없고 일반 민사소송의 기판력과 같고 대세적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는 원래 다류 가사소송사건은 민사소송의 일종인데 편의상 가사소송에 편입한 것이기에 당연하다.



2. 가사소송에서의 기판력의 객관적범위

가사소송법의 기판력의 객관적범위에 관하여는 특칙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나 역시 가사소송법에 특유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가. 이혼소송에 관하여 살며보면, 대법원은 민법 840조의 5개의 이혼원인은 각각의 이혼사유마다 다른 별개의 소송물로 보고 있다.

(대법원 2000.9.5.선고 99므1886 판결, 대법원 1963.1.31.선고 62다812 판결 등. )


기판력의 객관적범위에 관련하여서는 특히 외국판결의 승인과 관련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법원 93므1051,1068 판결은 한국에서 이혼판결이 기각된 후 미국에서 다시 이혼판결을 받아 국내에서 판결승인이 문제된 사안에서,

 

‘두 소송은 모두 동일 당사자 간의 1984.4.9.자 혼인신고에 의한 혼인의 해소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한 것이고 비록 청구원인은 다소 다르지만 그 기본적 사실관계는 원고와 피고의 성장과정과 성격이 상이함으로 인한 갈등으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 및 1988.1.31. 이후 별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사실에 기초하되 다만 우리 민법과 미국 네바다주법상의 각 이혼요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이에 맞추어 청구원인을 다소 다르게 구성하였을 뿐이므로 위 외국판결(제2소송 판결)은 대한민국판결(제1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민사소송법 제203조 제3호에 정해진 외국판결의 승인요건을 흠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대한민국에서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제2심(서울고등법원) 판결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하였다.



미국의 주마다 이혼판결의 요건이 다른 바, 어느 주에서 이혼기각판결을 받은 후 다른 주에서 동일한 사실상의 내용으로 이혼판결을 받은 경우 그 이혼판결은 기왕의 기각판결을 한 주에서도 유효한가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미국의 각 주 가족법은 유책주의가 아니라 파탄주의 구조여서 기판력에 저촉되어 무효로 볼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위 인용 사안의 경우 한국의 유책주의 소송구조와 미국의 파탄주의소송구조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만약 미국에서 먼저 이혼판결을 받았다면, 이혼판결승인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할 것이다.)

이혼사유와 마찬가지로 민법이 정한 혼인취소사유도( 민법 제807조 내지 810조, 815조) 각 사유마다 별개의 소송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 이혼의 취소(사기 또는 강박, 민법 제838조), 인지의 취소(사기, 강박, 또는 중대한 착오, 민법 제861조), 입양의 취소( 민법 제884조에 규정된 사유), 파양의 취소(사기 또는 강박, 민법 제904조, 823조), 재판상 파양( 민법 제905조에 규정된 사유), 친양자 파양( 민법 제908조의5에 규정된 사유)의 경우에는 각 사유마다 별개의 소송물이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의 성질상 구체적인 주장사유와 관계없이 1개의 소송물로 보아야 할 경우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우선, 부의 결정, 친생부인, 인지에 대한 이의, 인지청구, 친양자 입양 취소는 소의 성질상 1개의 소송물로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가류 가사소송 예컨대 혼인무효소송과 나류 가사소송 중 확인소송인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소송 등은 확인의 대상이 된 현재의 신분관계 또는 과거의 신분관계 자체를 소송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가사소송 기판력의 시적범위와 사실관계의 연속적 특징

민사소송법에 따라 사실심의 변론종결시가 기판력의 표준시가 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실무상으로 이혼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여 재차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경우 변론과정에서 전소의 변론종결시까지 나타난 사정을 어느 정도 고려할 것인지 문제가 된다.


아래 판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논리적으로는 전소의 기판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전소에서 이혼사유를 충족시키기에는 미달되었으나 같은 상황이 장기간에 걸치거나 변론종결시 이후의 새로운 사유가 그 이전의 사유에 더하여짐으로써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완성된다고 볼 경우가 있을 것이므로 법원은 이혼 소송 기각후 재 소송의 경우에 현실적으로는 전소 변론종결시 이전의 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파탄이 된 혼인내용에도 불구하고 유책배우자 내지 이혼사유의 부족 등의 사유로 이혼이 기각되어 이혼소송을 3회 이상 제기한 끝에 마침내 이혼판결을 받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이혼소송에서 우리도 파탄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는 주장의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기도 하다. )


서울가정법원 2009.7.9.선고 2009드단6021 판결은

‘전소인 이혼소송에서 피고에 대한 공시송달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된 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위자료청구소송(후소)에서 법원은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후소의 위자료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가정법원 2009.5.8.선고 2008르1201(본소), 2013(반소) 판결은

‘전소인 이혼 및 재산분할 소가 2005.9.6.에 제기된 후 조정위원회 조정으로 2006.1.20. 조정기일에 원고, 피고가 이혼하지 않고 원고는 청구를 포기하며 피고가 원고에게 특정부동산 소유권 등 재산을 이전하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되었는데 원고가 2007.6.18. 다시 이 사건 이혼소송(후소)을 제기한 사건에서 피고의 기판력저촉 주장을 받아들여 기판력 표준시인 조정조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사실을 이혼사유로 주장하는 부분은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고 하여 배척하고, 원고 주장 사유 중 조정조서 작성일 이후의 사유만을 판단하였으며 그 이후의 사유만으로도 이혼사유에 해당한다’ 하여 이혼을 허용하였다

 

4. 가사비송사건심판에 대하여 기판력 인정문제

가. 가사비송사건심판의 형식적확정력의 문제

가사소송법 제34조는 가사비송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하고 있고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 제19조 제1항은 법원은 재판을 한 후에 그 재판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하고 제3항은 즉시항고로써 불복을 할 수 있는 재판은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없다고 하고 있는 바,

 

위 규정의 해석상 라류 비송사건의 청구인용심판 중 즉시항고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심판의 경우 그 심판을 한 가정법원이 그 심판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하여 스스로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을 것인가?


판례 통설에 의하면 가사비송심판은 위 규정에 불구하고 원칙적으로 모두 형식적확정력이 있다고 본다. (법원실무제요)

가사사건의 안정성의 요청상 형식적확정력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가사비송사건의 여러가지 경우에 법 자체에서 법원이 심판을 취소,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예컨대, 가정법원이 부재자재산관리인을 선임한 때에는 언제든지 이를 개임할 수 있고( 가사소송규칙 제42조 제1항), 제3자가 미성년자 등에게 무상으로 수여한 재산 또는 상속재산의 관리를 위하여 선임한 관리인에 대하여도 같다(위 규칙 제69조, 78조). 부재자재산관리에 관한 처분은 사건 본인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게 되거나 사망이 분명하게 되거나 실종선고가 있는 때에는 사건본인 또는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그 처분을 취소한다( 규칙 제50조). 후견인이 대리권의 범위 변경, 후견인의 변경, 친권행사자의 변경, 양육처분의 취소, 부양관계의 변경·취소 등 민법에 심판의 취소, 변경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나. 가사비송사건심판의 기판력

판례 통설은 비송사건은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합목적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임을 근거로 하여 가사비송사건의 심판에 대하여는 형식적확정력만 인정하고 기판력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심판확정  내지 고지 후 동일사실관계에 관하여 같은 청구를 한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하여 청구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부적법각하하여야 한다는 설과 본안에서 재청구이유 없다는 기각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설이 있다.


다. 추가재산분할청구의 문제

재산분할사건에서 전심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의 경우 추가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2005드9944 판결에서는 미국에서 이혼 및 재산분할판결을 받은 후 국내에서 위자료청구와 아울러 위 재판에서 포함되지 않았던 국내재산에 관한 추가재산분할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가 미국에서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판결이 내려졌으므로 별도로 원고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위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재산분할재판에서 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인바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가 미국에서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미국 법원은 미국에 있는 부동산과 자동차, 기타 각자 명의의 예금 등에 대하여만 재산분할을 명하였을 뿐, 국내에 있는 부동산과 피고가 2005. 8. 3.경 원고와 피고 공동명의의 계좌에서 인출하여 제3자 명의로 은닉한 예금에 대하여는 재산분할을 명한바 없으므로 원고가 위와 같이 국내재산과 피고가 은닉한 예금에 대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하였다고 하여 위 미국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고 판시하고 위자료지급과 추가재산분할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00므582판결참조)


4. 가사조정과 기판력문제

 가사소송법 제59조 제1항은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한다’, 제2항은 ‘조정 또는 확정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다만,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220조에 의하여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재판상의 화해를 조서에 기재한 때에는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당사자 간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확정판결의 당연무효사유와 같은 사유가 없는 한 재심의 소에 의해서만 효력을 다툴 수 있고 그 효력을 다투기 위하여 기일지정신청을 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가사조정에서 문제될 수 있는 특이한 부분은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 부분이다.

가사소송법 50조1호에 의하여 조정전치주의의 적용이 배제되는 가사소송법 가류 가사사건은 성질상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임이  명백하다.

대법원도 가사소송법 가류 가사사건은 성질상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이에 관하여 조정이나 재판상화해가 성립되더라도 효력이 있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7.7.26.선고 2006므2757, 2764 판결, 대법원 1999.10.8.선고 98므1698 판결 등)

 

그런데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은 가사소송법 가류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가사소송법 나류 6호의 친생부인의 조정이 성립되었다고 하여도, 이는 본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 관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친생부인의 효력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68.2.27.선고 67므34 제1부 판결)


또 서울가정법원 2004.4.30.선고 2003드단66106 판결은 가사소송법 2조 나류 9호 인지청구 사건에 관련하여,

‘전소인 인지 등 청구사건에서 원고와 원고의 모친인 소외인이 피고를 상대로 인지청구와 양육비청구를 하였는데 1986.3.25. 피고가 소외인에게 600만 원을 지급하고 원고의 인지청구와 소외인의 나머지 양육비청구는 포기하기로 재판상화해가 이루어졌던바, 다시 원고가 2003년에 피고를 상대로 인지를 청구한 이 사건에서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피고 주장에 대하여 인지청구권은 일신전속적 권리로서 포기할 수 없고 포기했다 하더라도 효력이 발생할 수 없으므로 인지청구권을 포기하기로 재판상화해가 이루어졌어도 효력이 없고 기판력이 생길 여지가 없다’ 고 판단하여 원고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런데 가사소송법 50조1호에 의하 가사소송법 2조 나류 사건은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는데, 그 중 제5호 아버지의 결정, 제6호 친생부인, 제7호 인지의 취소, 제8호 인지에 대한 이의, 제9호 인지청구 등에 관하여 조정전치주의를 적용하는 것은 의문이라 할 것이며 이 부분은 가사소송법 2조가류에 편입하든가 하는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혈연관계 등은 현재 유전자검사방법의 발달로 아주 용이하게 판단할 수 있는데 조정을 할 이유도 거의 없고 조정을 해도 기판력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당사자 일방이 화해조서나 조정조서의 당연무효 사유를 주장하며 기일지정신청을 한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그 무효사유의 존재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기일을 지정하여 심리를 한 다음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판결로써 소송종료선언을 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조정조서에 대하여 불복하면서 ‘이의신청서’라는 제목의 서면을 제출하면서 그 서면에 기재한 불복사유가 이 사건 조정 자체가 성립된 바 없는데도 마치 조정이 성립된 것처럼 조정조서가 작성되어 조정조서는 무효라는 취지이므로 그 서면은 조정조서의 당연무효 사유를 주장하며 한 기일지정신청으로 보아 처리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하였다( 대법원 2001.3.9.선고 2000다58668 판결).


 

5. 가사비송사건에 대한 조정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상대방의 존재가 전제되어 있지 아니하고 가정법원의 후견적 감독작용이 요구되는 것들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타협과 화해를 속성으로 하는 조정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  따라서 라류가사비송사건에 대하여 조정이 성립되더라도 당연무효가 된다고 생각된다.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가사소송법 50조 조정전치주의 적용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어 가사조정의 대상이 되는바 그 조정조서의 효력은 가사소송법 제59조, 민사소송법 제220조의 적용을 받으므로 재판상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고 해석하게 될 것이나, 

가사비송심판에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가사비송사건에 대한 조정에 대하여는 기판력을 부정하고 심판과 같은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6. 가사사건과 외국판결의 승인


외국판결의 승인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217조 및 217조의 2가 정하는 효력요건을 갖추어야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민사소송법 217조 및 217조의 2는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코롱 대 뒤퐁의 특허권침해사건의 여파로 미국법원의 거액 징벌적 배상판결이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 없도록 할 목적으로 2014년에 개정한 것이다)



대법원 85므71판결에 의하면,

섭외이혼사건에 있어서 이혼판결을 한 외국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 이혼청구의 상대방이 행방불명 기타 이에 준하는 사정이 있거나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응소하여 그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될 우려가 없다고 보여지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대방의 주소가 그 나라에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고 하는 이른바, 피고 주소지주의에 따름이 상당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고 하면서 피청구인이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군 고등법원에서 청구인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이혼판결을 받을 당시 이혼청구를 한 피청구인은 캘리포니아에 주소를 두고 있었지만, 그 상대방인 청구인은 우리나라에 주소가 있었고, 당시 청구인이 행방불명 기타 이에 준하는 사정이 있었다거나 피청구인의 이혼청구에 적극적으로 응소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위 법원에서는 위 이혼청구사건에 관하여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법원의 위 이혼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03조 제1호의 요건이 결여되어 우리나라에서는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서울가정법원 2009.2.11.선고 2006드합10585 판결에서는

‘이 사건의 피고는 2006.7.21. 미국 워싱턴주 피어스카운티 상급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여 2007.6.6. 이혼 및 미국 내 재산분할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원고의 이 사건 이혼청구에 대하여 외국법원의 이혼판결은 형성판결로서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승인요건을 구비하면 그 자체로 법률관계가 창설·변경·소멸되는 형성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 주109) 이므로 미국의 이혼판결로 혼인관계가 해소되어 원고의 이혼청구는 원고적격이 없거나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위자료 청구에 대하여는 미국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고 판단하고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피고에게 있다고 보아 위자료 2000만원을 인용하였다.

 

(이 글은 필자가 저작권을 보유하지만, 김선혜교수의 가사사건 기판력의 특칙이라는 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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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2016. 6. 21. 선고 2015구합22316

제목 [행정] 교육공무원 가산점평정규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사안의 요지]

- 경상남도교육청은 2015. 5. 21. 고시 제2015-133호로 교육공무원 가산점평정규정을 개정하여 도서벽지 근무경력에 파견근무경력, 교육활동 우수교사 등 6개 항목을 묶어 가산점 합산상한점을 1.8로 정하였음

- 도서벽지에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 29명은, 개정 전 규정에 따르면 도서벽지 근무 가산점을 받아 교감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거나 그 명부 내에서 선순위로 지명될 수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개정으로 이러한 기회를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위 개정규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함

[관계 법령]

- 교육공무원법 제14조 제2항: “교육공무원을 승진임용 할 때는 승진후보자명부의 순위가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결원된 직위에 대하여 3배수의 범위에서 승진임용하거나 승진임용을 제청하여야 한다.”

- 구 교육공무원 승진규정(2015. 12. 31. 대통령령 제26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승진후보자명부는 경력 평정점 70점, 근무성적 평정점 100점, 연수성적 평정점 18점을 각각 만점으로 평정하여 그 평정점을 합산한 점수가 높은 승진후보자의 순서대로 등재한다.”


판시내용 

- 공무원의 근무경력에 관한 평정과 관련된 규정은 일반․추상적인 법령 또는 행정규칙으로서 그 자체가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공무원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변동을 초래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그 규정에 따른 평정점을 기초로 관할 행정청의 인사조치(승진후보자명부 등재행위 및 승진임용조치) 등을 통하여 신분상 변동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공무원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는 그 자체로 원고들의 구체적인 권리 내지 법률상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고시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


<평석>

위 사안의 경우 추후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인사조치가 있을 경우에 그 인사조치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위 개정된 근무평정규정이 위법함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편 헌법소원으로 이의를 제기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법률제정 내지 개정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한 경우에도 공권력의 행사 불행사를 이유로 기본권을 침해당한 것을 이유로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그 법률의 적용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기본권침해라는 사실이 발생한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청구기간도 헌법재판소법 69조 1항에 의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로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사견이지만 위 사안의 경우에 추후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헌법소원을 제기해도 인용될 가능성의 희박하다고 볼 것이다. 개정된 규정에서 도서벽지근무경력을 제외한 것은 아니고 포괄적인 개념에 포섭된 것에 다름 아니며 근무평정에 당연히 고려하여야 할 요소와 함께 포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문제를 직시하면 종전의 객관적인 도서벽지근무경력이라는 평가요인 외에 여러 가지 추상적인 평가개념을 추가 포함함으로써 평정기준이 애매해졌으며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평가가 용이해진 문제가 있다. 최순실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겉으로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제도개선이 실은 부정적인 권력과 정실이 스며들 수 있는 장치로 둔갑할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권력자에 의한 평가는 언제나 문제를 가진다.

앞으로는 동료에 의한 수평 평가 및 소비자에 의한 평가를 대폭 도입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법관에 대한 평가는 변호사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고,

교사에 대한 평가는 교육감이 아니라 동료교사 및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육감을 선거에 의하여 선출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 따라 행정을 실시하라는 것과 같다. 그런데 교육감이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후 유력자의 자녀를 우대하고 연고에 따라 차별을하는 식으로 자신의 권력을 임의로 행사한다면, 완전히 잘못된 제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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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알 중독사건 소개

인천지법 2015가합54789판결


식당에서 홍어내장탕을 먹은 일행이 복어독 식중독으로 1명은 사망, 1명은 뇌사상태, 다른 두 명은 치료받아 완쾌되었는데,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홍어내장탕 재료를 공급한 식당에서 홍어내장탕 재료에 복어알을 잘못 추가하여 공급하였고, 조리한 식당에서는 홍어내장봉투와 함께 들어있는 복어알봉투에 복알이라고 쓰여진 파란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었음에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장탕 조리시 복어알을 함께 넣어 조리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법원은 잘못 복어알을 공급한 식당주인과 잘못 복어알까지 넣어 조리한 식당주인(명의상의 주인은 제외)이 함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보았으며, 중대사고이기에 손해배상액도 적지 아니하다.


위 사건에서는 복어알을 잘못 보낸 식당주인이 뇌사상태로 된 피해자에게 115,000,000원,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에게 85,000,000원을 따로이 변제하였는데 위 사건의 피고에 포함되지 않았고, 위 사건에서는 복어알을 잘못 넣어 조리한 식당의 주인인 부부가 피고로서 연대하여(상법 57조 1항) 뇌사상태의 피해자와 가족에게 형사공탁금 20,000,000원을 제외한 도합 9천여만원,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에게 공탁금 1천만원을 제외하고 도합 4천2백여만원의 지급을 명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뇌사상태이 피해자의 위자료를 가족포함하여 도합 7천만원으로, 사망피해자의 위자료는 가족포함하여 8천만원으로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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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2016가합55208사건 소개


의사의 진단상의 과실을 인정하였으나 진단상의 과실과 망인의 사망 간에 인과관계는 부인하고 다만 위자료만 인정한 사례


소화불량 등 증세로 내원한 환자에게 위염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하였으나 호전되지 않던 중 약 6개월 후 다른 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받고 수술 후 결국 사망에 이르자, 망인의 모친이 처음 치료를 한 병원의 원장(사용자책임)과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법원은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과정에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기하여 신중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다233190 판결 ) 고 전제하고,


 이 사건에서

① 2013. 3. 7.경 실시된 조직검사 결과 비정형 세포라는 세포이상이 관찰된 점, ② 2013. 6.경 실시된 복부 CT 검사 결과 위 기저에서 두꺼운 위벽이 확인되어 종양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던 점, ③ 더욱이 2013. 6.경 실시된혈액검사에서 망인의 혈색소 수치는 8.8~11.2gm/dL로 정상치인 13.0~17.5gm/dL에 크게 미달된 상태였으므로, 피고 D으로서는 출혈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④ 망인은 2012. 9.경부터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고, 2016. 6.경에는 하루 10여 회 이상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은 2013. 6.경에는 망인의 증세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하거나 적어도 상급의원으로 전원시킬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망인의 증상을 만연히 위염으로만 판단한 채로 추가적인 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위암의 진단 및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한 과실이 있다.

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① 망인이 피고 병원에 입원한 2013. 6. 26.경 이미 위암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② 보르만 4형 위암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말기 위함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극히 낮으므로, 망인이 2013. 6.경 위암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사망의 결과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의 위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 인과관계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고


다만, 

피고 D의 위와 같은 과실이 없었더라면 망인은 위암에 관한 치료를 좀 더 빨리 받을 수 있었고, 나아가 그 치료를 통해 다소나마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을 것인데, 피고 D의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그 치료를 받아 볼 기회를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망인과 그 어머니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들은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하고 망인에 대하여 20,000,000원 망인의 모친인 원고에 대하여 5,000,000원의 위자료를 인정하였다.



해설)의료과실 사건 중에서 오진의 경우가 많은 편인데, 오진이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상당인과관계있는 부분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한편 대부분의 의료과오 재판이 다 그렇지만 매우 어려운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인정되는 배상액은 생각보다 많지 아니하다는 점에서 소송 외의 해결책이 바람직한 바, 

사망 등 중대 의료사고 발생 시 조정절차 자동 개시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및 그 시행령이 지난 5월 개정되어 2016.11.30부터 시행되었다는 것을 참고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의료사고 분쟁의 해결을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 조정절차가 개시되지 못 했다. 이제 사망과 중상해의 경우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돼 의료분쟁조정을 통해 의료사고가 보다 폭넓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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